2008. 4. 5. 18:24

저 시집살아요.. 윤서한테ㅠㅠ
에피소드 1

윤서는 생밤을 참 좋아합니다. 군밤, 찐밤 모두 좋아하지만 그래도 깎아주는 생밤을 제일 맛있어 한답니다. 
대보름때 사뒀던 밤이 냉장고 야채실에 들어있음을 확인하구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밤을 깎아달랩니다. 유치원 다녀와서 간식으로 줄테니 그냥 가라고 그랬지요. 솔직히 아침챙겨주기 바쁜데 언제 그 밤을 까고 앉았냐구요..별 생각없이 간식으로 준다고 말을 했지요. 
아니다다를까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저를 보고 그럽니다. 

"엄마! 쉬지않고 밤은 많이 깎아놓으셨겠죠?"

이날 제가 사촌시누한테서 얻은 뷔페권으로 남편이랑 점심을 먹고 왔었는데 오전부터 속이 안좋았지만 값비싼 호텔뷔페라 이것저것 먹었더니 집에 와서도 내내 아파서 약을 먹고 누워있었거든요.  애들 오기 10분전쯤에야 밤을 깎아놓으랬던 윤서생각이 나긴 했지만 오면 깎아주지싶어 그냥 있었어요. 근데 이 녀석이 다짜고짜 쉬지않고 밤을 많이 깎아놓았냐고 물으니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상황설명을 했는데도 김윤서, 토라져서 휭하니 먼저 가 버립니다. 
요런 버릇없는 녀석 가만히 놔둘 엄마가 아니지요. 
불러세웠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넌 엄마가 아픈게 중요해? 밤 먹는게 중요해?"

윤서,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합니다. 
"아파도 밤은 깎아 놓으셔야죠. 약속은 약속이니까.."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랬지요. 
"그래. 미안해!! 집에 가자마자 엄마가 밤 깎아줄께"

20개정도 깎아서 엄마는 맛도 못보고 현서윤서 입에 다 들어갔습니다. 밤깎는 동안 현서는 와서 제 배도 쓰다듬어주고 아파서 어쩌냐고 위로해주는데 우리 윤서는 아픈 엄마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나쁜 녀석 같으니라고..
근데 더 기가 막힌건 윤서가 또다시 던진 한마디였습니다. 

"엄마! 전 커서 엄마가 갔던 뷔페보다 더 맛있는 뷔페 갈꺼에요."

그렇습니다. 
윤서가 꽁~해 있었던 것은 비단 밤 사건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전날 제가 아빠랑 뷔페먹으러간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윤서도 가고싶다고 했던게 생각이 나더군요. 너무 비싸서 현서윤서는 가 봤자 돈만 아까우니 공짜뷔페권 가지고 엄마아빠만 살짝 다녀오마 하고 달랬었는데 윤서생각에는 기분이 안 좋았던게지요. 언짢게 생각하고 있던터에 엄마가 딱 걸린 셈이지요..ㅎㅎ

에피소드 2

거실을 닦고 있는데 소파에 앉아 책을 읽던 윤서가 저한테 그럽니다. 
"엄마! 거실만 닦지말고 에어컨도 좀 닦으세요."
"왜?"
"에어컨이 빛이 안 나잖아요. 저는 광나는 에어컨이 좋단 말이에요."

듣고보니 한번 닦을때도 된것 같아 쓱쓱 문지르니 윤서 웃으며 그럽니다. 
"보세요! 에어컨에서 빛이 나지요? 앞으로는 에어컨도 꼭 닦으세요. 아셨죠?"

순간, 이게 뭐야 싶은게 기분이 싸악 나빠집니다. 윤서한테 빛나는 에어컨이 좋으면 니가 좀 닦아라 그랬더니 걸레를 쥐어들구선 쓱싹쓱싹 닦으면서 자기가 닦은 에어컨을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우리 윤서 이제 겨우 6살!!
드디어 엄마는 아들 시집살이에 들어갔습니다...ㅠㅠ 

Posted by 해결자
2008. 3. 27. 18:22

현서!! 이렇게 사랑스러워도 되는거니?



엄마아빠를 행복하게 해 주는 쪽지를 수시로 날려주는 우리 현서..
오늘도 산수문제를 세장 풀고나서 뭔가 색종이에 열심히 적는다 싶었는데 "엄마 보지마세요" 그럽니다. 
그래? 안보지뭐.

그러고나서 이일 저일 하다가 씻을려고 욕실에 들어가려는데 색종이 하나가 문앞에 붙어있습니다. 

"잠깐!화장실 수건 앞을 봐요~거기에 머가 있는지 아세요?엄마아빠 칫솔에 치약을 제가 뭇혓어요~! 현서가"

정말 사랑스러운 우리 현서..
세면대위에 놓여진 컵 안에 다소곳이 치약을 몸에 묻힌채 다정하게 서있는 두 개의 칫솔!! 
현서의 예쁜 마음이 듬뿍 담긴 그 칫솔로 저 양치질 정말 깨끗하게 구석구석 했습니다. 아직도 이가 뽀드득~~ 뽀드득~~

증거사진 찍으면서 다시한번 읽은 현서의 쪽지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도치엄마 또 감탄 들어갑니다. 
물론 맞춤법이 일부 틀리긴 했지만 pass!!
엄마는 가르쳐준 적도 없는 느낌표!, 물음표!, 물결무늬~를 어쩜 저리도 적절하게 잘 썼나 싶은게.. 이게 다 책읽기의 힘이다 싶더군요. 

감탄하고 돌아서는데 화이트보드 상단에 쬐끄맣게 씌여진 "엄마아빠 사랑해요"
아~현서야!! 엄마 너무너무 행복해!!
아래에 답글 달아놨는데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참 좋아하겠지요? 그러면서도 쑥스럽게 배시시 웃을 우리 공주님을 생각하니 또한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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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3. 27. 18:22

현서윤서 유치원생활 궁금하시죠?
현서윤서 유치원 처음 보내면서 현서는 전혀 걱정을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저 잘난척병을 어쩌나 할 정도로 잘 적응하더군요. 유치원 다녀와서부터 시작되는 친구들 이야기에 몇일 지나지 않아 15명 친구들이름을 외우려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었고 부지런한 담임선생님 덕분에 자주 업데이트되는 유치원사진으로 노벨반 친구들 이름이랑 얼굴도 쉽게 매치시킬수 있게 되었구요.
현서반 담임선생님이 어린이수첩에다가 보내온 현서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현서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궁금한 것을 바로바로 물어보는 호기심친구랍니다. 


반면(글쎄 이 단어를 쓰니까 부정적인 느낌부터 확 들지만..ㅠㅠ) 우리 윤서는 유치원 다닌지 일주일이 되었는데도 친구들 이름이 3명에서 진도가 안 나가는거에요. 그래서 작전을 세웠지요. 윤서한테 하루에 한명씩이라도 어떤 친구가 있는지 이름을 알아오라고..
그랬더니 어느샌가 20명 중 18명의 아인슈타인반 친구들 이름이 화이트보드에  채워지네요. 감수성 풍부하고 다소 소심하고 예민한 우리 윤서.. 그래도 친구들 이름을 엄마한테 말해주려고 매일매일 노력했을 마음이 너무 예뻐서 엄마는 그날그날 새로운 이름을 들을 때마다 윤서를 칭찬해주고 용기를 북돋워줬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유치원 돌아와서는 늘 환한 표정이었는데 그날은 기분이 우울해 보이더라구요. 아니나다를까 엄마한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는데 눈가부터 먼저 빨개지면서 말을 꺼냅니다. 유치원에서 짝꿍찾기 게임을 했는데 여자친구들이 자기를 싫다고 해서 선생님이랑 짝꿍을 했다는 겁니다. 그말을 들으니 괜히 저도 그순간 아이가 받았을 상처가 생각나 울컥 하더군요. 
그래도 아이를 다독여야할것 같아 일단은 윤서가 많이 속상했겠다고.. 많이 섭섭했겠다고..
하지만 유치원 다닌지 얼마 안 되어 친구들이 아직 윤서의 좋은 점을 잘 보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윤서가 친구들한테 친절하게 대하고 매너있게 행동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서반 친구들 모두가 윤서를 좋아하고 사랑해줄거라고 말해줬지요. 물론 윤서의 반응은 그리 썩 좋지 않았지만..

그리고 이 일이 있기 전인지 이후인지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유치원 어린이수첩에 윤서반 담임선생님이 윤서에 대해 짧게 글을 남겨주셨어요. 문제는 "윤서는" 이라고 시작해야되는데 선생님도 잠시 착각하셨는지 "현서는"이라고 쓰셨더라구요. 저도 집에서 가끔 현서윤서를 바꿔부르기도 하니 그냥 단지 실수겠거니 했지요. 솔직히 기분은 별로 안 좋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선생님께 왜 그런 실수를 하셨냐고 묻기도 뭐해서 그냥 넘어갔더랬어요. 

근데 월요일날 어린이수첩에 선생님 글이 또 있길래 뭔가 싶어봤더니..
"제가 윤서이름을 잘못 적었네요. 윤서에게 지적받았습니다ㅠㅠ.교실에서도 현서라고 가끔 부르는데 "왜 제가 현서에요?라고 이야기해줘요^^"
아니 그럼 윤서가 선생님한테 직접 대놓고 이야기했다는거야? 엄마보다 낫네..순간 녀석이 얼마나 기특하든지..
선생님의 쪽지글 하나로 짧은 시간이나마 선생님께 가졌던 섭섭함이 싹 가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답글을 보냈지요. 
"저도 현서윤서이름을 종종 바꿔부른답니다..ㅋㅋ"

그래도 신경이 쓰이셨던지 윤서 담임선생님이 어제 전화를 주셨어요. 이름바꿔쓴거에 대해서 말씀하시길래 괜찮다고..현서윤서 이름이 비슷하니 헷갈릴수 있다고.. 
좋은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아 넌지시 짝꿍찾기 게임에 대해 여쭈었지요. 
윤서반이 여자어린이 수가 적은 데다가 인원이 21명이라 짝꿍지워줄 때 우선권을 여자에게 줬대요. 남자친구들이 자기가 짝하고 싶은 여자친구한테 가면 여자친구가 맘에 드는 남자친구를 선택하게끔..
근데 우리 윤서 재원하고 있는 여자친구한테 줄섰다가 튕겨 다른 여자친구한테 섰는데 또 거부당하고.. 선생님이 남자친구랑 짝꿍 지워주려고 하자  윤서가 여자친구랑 짝하고 싶대서 선생님이 "선생님도 여자니까 윤서는 그럼 선생님이랑 짝하자"그랬다네요. 
짝꿍찾기의 사건전모가 밝혀지는 순간 속으로 "윤서야! 그거였어?"하며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윤서가 아직 친구들한테 먼저 다가가지는 않지만 조금씩 어울릴려고 노력하니 너무 염려말라시네요. 그렇게 걱정하고 그런건 아니었지만 일단은 안심이 됩니다. 사소한 오해인데 그냥 담아두면 그게 오히려 더 문제를 만들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현서윤서 늘 유치원생활을 재미있어하고 재잘재잘 이야기도 많이 해 주는 편이라 걱정되거나 초조하고 그런 건 없었지만 왠지 윤서한테만큼은 신경쓰이는게 사실이었는데 이제는 저 스스로가 느긋해지려고 합니다 .
이게 아니다 싶으면 곧장 자신의 의사를 밝힐 줄 아는 윤서를 엄마는 너무 어리게만 봐 왔나봅니다. 윤서가 선생님한테도 친구들한테도 당당하게 나설수 있다는 사실을 엄마인 저만 모르고 있었나봅니다. 
이젠 윤서도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었으니 그만큼 존중해주어야했는데 어리석은 엄마는 내 품안의 자식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쑥쑥 크고 있었네요. 
쑥쑥 크는 만큼 생각주머니도 마음주머니도 큼직하게 커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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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3. 23. 18:21

전래가 지겨워요..
현서윤서, 생일선물로 사줬던 꼬네상스 전래를 그동안 참 잘 읽었답니다. 
물론 지금도 열심히 읽고 있긴하지만 윤서가 약간 시들해진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아니나다를까 윤서가 어제 제게 그러더군요. 

"엄마! 이제 전래가 좀 지겨워요."
"아니 왜? 윤서 꼬네전래 좋아하잖아"
"엄마! 전래는 내용이 너무 빤해요. 착한 사람옆에는 항상 마음씨 고약한 욕심꾸러기가 살잖아요. 빨간부채 파란부채, 개와 고양이, 젊어지는 신기한 샘물, 세가지소원.. 엄마는 모르세요?"

윤서말을 듣고있자니 웃음이 피식 나옵니다. 벌써 요녀석이 권선징악이 뭔지 감을 잡은건가 싶기도 하고 잘난척 건방을 떠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여하튼 현서윤서 둘다 책을 좋아해서 참 다행입니다. 텔레비젼없는 생활을 한지 한달 반 가량 된 것 같은데 이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오히려 책을 더 열심히 봅니다. 유치원 다니면 아무래도 책읽는 시간이 줄지않을까 살짝 걱정이 됐었는데 현서윤서 아침에 일어나서도 유치원 다녀와서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책을 보는 일입니다. 눈비비고 일어나 책 먼저 본다는게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현서윤서한테는 책읽기가 다른 어떤 일보다 즐거운가 봅니다. 

한동안 유캔도장난감을 어린이날 선물로 받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까페에서 대여한 원리과학책이 너무 재미있다며 유캔도는 내년에 사주고 원리과학을 이번 어린이날 선물해 달랍니다. 남자아이라 과학쪽으로도 관심이 많은것 같습니다. 말 나온김에 그레이트북스 원리과학을 한질 들여줬지요. 기뻐하는 녀석을 보며 철없는 엄마는 담에는 뭐 사줄까 열심히 검색하고 있습니다. 근데 검색이 중요한게 아니라 먼저 돈을 열심히 모으는게 더 중요하겠지요?ㅋㅋ

Posted by 해결자
2008. 3. 18. 18:20

저 래미안 살아요..ㅋㅋ
지금 아파트로 이사온지 이제 1년반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래미안 홈피에 이벤트응모해서 낙첨된 것은 한번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뮤지컬 "맘마미아" 당첨발표날이었어요. 당첨자에게는 개별확인 들어간댔는데 아무런 문자가 없길래 낙첨인가보다 싶으면서도 혹시나 싶어 확인하러 홈피에 들어갔더니 당첨에 동그라미가 쳐져있네요. 우와~~
뮤지컬 대장금도 봤고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도 봤고 래미안페스티벌에 당첨되어 상암월드컵경기장도 갔었고..
다음주엔 맘마미아 보러갑니다. 룰루랄라~~
제가 원래 이벤트 당첨운이 좀 있는 편이지만 래미안 이벤트에서는 5번 응모해서 4번 당첨이면 정말 엄청나지 않나요?
너무 신이 나서 자랑할려고 글올렸답니다. 

래미안헤스티아서비스라고 매년 삼성건설에서 래미안 입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서비스해주는게 있는데 작년에는 침대및 소파의 진드기를 제거해주는 스팀청소, 올해는 욕조 및 싱크대쪽의 실리콘을 교체하는 서비스였답니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하자보수기한이 지난 아파트에도 건설회사쪽에서 매년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주는게 브랜드아파트의 강점이 아닌가 싶어요. 
혹시라도 이사계획 있으신분~~ 래미안 고려해보세요. 좋습니다..ㅎㅎ

오늘은 정말 너무 신납니다. 
그래서 자랑합니다.
"저 래미안 살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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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3. 13. 18:19

아들이 다른 집 처자에게 들이대다 무참히 깨졌습니다.

아들이 첫사랑에 실패했습니다. 

이녀석이 마음에 드는 처자가 있었나 봅니다. 

사회적 스킬이 부족한지... 


무식하게 분위기도 안잡고 그냥 가서 나는 니가 좋다고 말했나 봅니다. 

누구 말마따나... 들이 된 거지요.

그런데 그 여자애가 대놓고 "난 니가 싫어..." 라고 말했나 봅니다. 

집에 와서 저한테... "아빠 불공평한게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아이는 내가 싫데요. 나는 걔랑 놀고 싶은데요 왜 걔는 내가 싫은지 모르겠어요." 

말을 하면서 코구멍이 넓어지고 눈가에 붉은색 기운과 습기 까지 보이는 걸로 봐서... 실패의 상처가 큰가 봅니다. 

유치원에 간지 이제 몇일 되지 않았는데....

이번의 실패가 앞으로의 실패를 견디는 밑거름이 될까요?  




윤서가 첫사랑에 실패한 이야기를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03/13 22:34]  :: 
몇일이면 깔끔하게 잊을겁니다~ 
(그때가 다 그렇죠 뭐) 

유치원의 반전...   

  [03/13 22:34]  :: 
오랫만에 뵙네요 안녕하셨사옵니까 __)   

open_mind  [03/13 22:36]  :: 
아. 이쁘겠다.ㅎㅎㅎㅎ   

콤마  [03/13 22:36]  :: 
인생 첫번째 실연을 당했군요. 
이럴 때는 동네 포장마차로 데려가셔서 그 옆에 있는 슈퍼에서 요구르트나 한잔씩 하면서 위로를 해주시면 좋겠네요.   

바사기  [03/13 22:36]  :: 
유...유치원...~~~!@!!!! 혹 초등학교 들어가서 낭만에 대하여~ 노래를 부르지는 않겠지요?? (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쿨럭!   

소내기  [03/13 22:37]  :: 
몇일 지나면 다 까먹고, 또 같이 놀고 있겠죠머..   

sj_k  [03/13 22:37]  :: 
와~ 현서맞죠? ^^ 

사랑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갈 나이네요 ^^   

esungjin  [03/13 22:37]  :: 
역시 요즘애들은 빠르네요!!!   

이소요  [03/13 22:39]  :: 
애기들 너무 귀여워요. ㅠ   

  [03/13 22:39]  :: 
이..인생을 알아가는군요.. ㅎㅎ   

크아?!  [03/13 22:40]  :: 
행복이 듬뿍듬뿍 묻어나는 글이군요. 
... 
이글이 염장으로 보이는건; 
제가 결혼 적령기가 된 걸까요?   

해결자  [03/13 23:33]  :: 
Fileman님// 그렇겠지요? 낚을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Dora님// 더도요... 
open_mind님// 아직은 애 같은 맛이 있습니다. 
콤마님// 허 맞네요.... 요구르트나 같이 한잔하면서 등을 두드려 줘야 하나요? 
바사기님 // 마작 한 번 하러 가야 하는데... 너무 빠르긴 하네요... 
소나기님// 그래야 할텐테요 
sj_k 님// 윤섭니다. 계집애가 현서에요... ^_^; 언제 한 번 보고싶네.... 웃는 얼굴도 보고 싶고... 좋은 소식 없나요? 
esungjin님// 그렇지요. 
이소요님// 애기들의 의무 중 하나인 듯... 
Nathan 님// 인생의 쓴 맛을 일찍 본건가요? 
크아?!님 // 빨리 좋은 소식 클리앙에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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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3. 9. 18:18

나쁜 사람이란??
윤서가 아침에 일어나더니 아빠한테 함께 놀이터를 가자고 했어요. 
전날 방정리를 현서만 하고 윤서는 놀기만 해서 아빠는 같이 가고 싶지 않다고 그랬더니 뽀로통해서 자기방으로 들어갑니다. 
엄마한테 아빠태도가 섭섭하다는듯이 불만을 토로합니다. 
듣고있던 현서 자긴 혼자서 놀이터 갈수 있다고 그러네요. 
이때부터의 대화를 글로 옮길께요.

"그럼 현서너랑 나랑 둘이 갈까?"
"싫어. 난 혼자 갈꺼야."
"아니, 엘리베이터는 따로따로 혼자서 타면 되잖아"

이때 엄마 개입합니다. 

"안돼, 엘리베이터는 어린이 혼자서 타면 위험해'"
"왜요?"
"나쁜 사람이 탈수도 있기 때문에 어린이만 엘리베이터 타면 안되는거야"

윤서 좋은 생각이 떠올랐나봅니다. 

"그럼 칼을 갖고 타면 되지"

현서의 대답이 상당히 명쾌합니다. 

"그럼 너가 나쁜 사람되는거야"

푸하하하@
정말 간단명료한 대답이지만 기발하지 않나요?
애들아빠 잊어버리기전에 바로 홈피에 글올리래서 바로 증거남깁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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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3. 4. 18:17

현서가 쓴 동화입니다.


현서가 유치원 다녀와서 엄마를 위해 동화를 지어주겠다며 뭔가 열심히 긁적이더니 한참후에 글자들이 빼곡히 차있는 종이한장을 들고옵니다. 
내용이 참 예쁩니다. 감상해 보시죠..




제목 : 사랑이야기


옛날옛날 어머니와 4명의 소녀들이 살고 있었어요. 

소녀들이 결혼을 하자 예쁜 아기를 낳았대요. 

첫째 여자, 둘째 남자, 셋째 여자, 넷째 여자, 다섯째 여자, 여섯째 여자, 막내 남자.


어느날 딸들이 편지를 보냈어요.  


엄마 오늘 우리의 일곱명의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보러 오세요 

딸보냄 어머니께


할머니는 옷을 헐레벌떡 갈아입고 갔어요. 사위와 딸이 맞았어요.

어머니 어서 들어오세요. 

할머니는 밥을 먹고 잠이 들었어요. 

다음날 딸이 이렇게 말했어요. 

어머니 인제 우리집에 사세요. 

그래 

할머니가 말했어요.

그래서 딸들과 사위와 할머니는 행복하게 살았대요. 



이 글을 읽으면서 할머니가 옷을 헐레벌떡 갈아입고 갔다는 말이 참 인상깊었어요.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보러가기 위한 할머니의 심정이 헐레벌떡 안에 고스란이 들어있는것 같지 않나요?

근데 이렇게 소중한 현서의 습작을 무~씩한 엄마는 별 생각없이 재활용통에 분리수거할려고 넣었다가 현서윤서아빠한테 정~말 너무한다는 소리 들어가며 다시 꺼내와서 증거사진 남기고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현서윤서아빠는 이 기회에 현서윤서의 작품이라는 제목으로 따로 방을 하나 만들자네요. 생각좀 해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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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3. 4. 18:15

유치원에 처음 간 현서윤서..!
2월27일부터 3월3일까지 유치원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어요. 
처음 유치원에 들어온 친구들이 유치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훈련기간인셈이지요. 
현서윤서는 하루에 한시간씩 담임선생님을 따라다니면서 유치원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친구들과 얼굴을 익히더니 유치원에서의 생활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토요일, 일요일은 왜 유치원을 안가냐며 생트집을 부리고 아침8시부터 유치원가자고 난립니다. 이녀석들 그동안 이렇게 좋아하는 유치원 가고싶어 어떻게 참았었나 싶습니다. 
현서는 노벨반, 윤서는 아인슈타인반으로 따로 수업을 받습니다. 노벨반선생님은 이번에 제주도에서 특별히 스카웃(?)되어 오신 선생님이고 아인슈타인반 선생님은 윤서가 1월에 있었던 첫번째 오리엔테이션가서 예쁘다며 찜해둔 한 인물 하시는 선생님으로 빛나라유치원 개원때부터 쭉 계셨던 선생님이래요. 저도 첨 봤을 때 모델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키가 크고 예쁘장하게 생기셨더군요. 
오늘은 현서가 노벨반선생님은 자기들을 너무 사랑하는것 같다면서 이야기를 꺼내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친구들을 하나하나 안아주고 뽀뽀를 해줬다네요. 자기도 선생님이 너무 좋고 사랑스럽다나요?
윤서가 너무나 예쁘다고 자랑하는 아인슈타인반 선생님이 하원버스안에서 저한테 그러더군요. "어머님! 윤서가 말을 너무 잘해요. 집에 가서 제 이야기도 많이 하는건 아닌가요?어쩌지?호호호" 네에 맞습니다. 윤서뿐만 아니라 현서도 집에와서 온갖 이야기를 다 해준답니다...ㅎㅎ
기분좋게 말씀을 해 주셔서 말을 잘 하는거고 실상은 말이 많다는거겠죠? 그래도 도치엄마인 저는 재잘재잘 모든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현서윤서가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오늘 아침이면 현서윤서 유치원가서 생전처음 입학식이라는 걸 경험하겠지요? 안타깝게도 부모는 참석을 않는대서 기념사진도 못찍습니다. 처음 입는 체육복에 도시락통이 든 가방을 맨 현서윤서의 모습이라도 기념으로 남겨둬야겠습니다. 솔직히 현서윤서보다도 제가 더 설레고 떨리네요. 
우리 현서윤서, 유치원생활을 정말 재밌고 신나게 잘 할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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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
2008. 2. 18. 14:14

윤서도 엄마도 스트레스 상황..
윤서가 최근에 부쩍 소심해지고 눈물이 많아진 것 같았는데 맨디가 오늘 수업을 마치고 걱정스런 눈으로 제게 묻습니다. 
윤서한테 무슨 일 있는거냐고..
늘 얼굴에 웃음을 띠던 윤서가 지난주부터는 물음에 대답도 잘 하지않고 수업내내 거의 의욕상실이라면서 다른 수업가서도 그런지 묻습니다. 윤서가 게임하는걸 싫어하는데 자꾸 영어단어끝말잇기를 해서 윤서가 많이 어려워한다고 그랬더니 오늘은 영어단어게임이 아니고 단지 메모리즈게임을 했는데 윤서는 마지못해 두장을 뒤집고는 한쪽에 가서 계속 딴 짓하고 혼자 놀더랩니다. 
홍기, 경환이, 현서가 자기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고.. 자기는 공부를 잘 못한다고 자꾸 자신없어하고 기죽는것 같아 엄마랑 영어공부 매일 조금씩 같이 하자라고 얼마전에도 다독거렸는데... 단지 영어수업이 버거워서 그러는 걸까요? 일단은 맨디에게 목요일 수업부터 제가 수업에 동참해도 될지 물었더니 흔쾌히 그러라길래 윤서에게 다음수업부터 엄마도 함께 윤서랑 수업한다고 그랬더니 좋다고 그러네요.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맨디가 애들이 커가면서 가끔 말이 없어지고 우울해하는 애들이 있는데 윤서도 단지 그런 경우였음 좋겠다고 저를 위로하더군요. 

지난주 중반까지는 열감기로 아파서 그랬다손 치더라도 몇일전부터는 콧물만 나는 정돈데 윤서가 툭하면 저한테 안길려고 하고 자꾸 엄마 곁에만 있을려고 합니다. 제가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엄마는 나랑 안 놀아주고 맨날 컴퓨터만 한다면서 새초롬해져선 지 방에 가 버리고.. 
엄마 야단치는 소리에 금방 눈물이 그렁그렁해가지고선 두손모아 "잘못했습니다"그러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솔직히 그렇게까지 소리지를 일도 아닌데 괜히 내가 애를 잡나 싶은 생각도 들고..이래저래 마음이 어수선합니다. 
오늘밤에는 아빠가 너무 보고싶다면서 또 눈가에 눈물이 그득해지고.. 친정엄마는 윤서가 아빠 사랑이 그리워서.. 일주일 넘게 아빠를 못봐서 마음이 허전해서 그런게 아니냐며 어쨌든 아이를 자꾸 보다듬어 주라시는데 자꾸 오냐오냐했다가 괜히 버릇만 나빠지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생각을 자꾸 하다보니 주변 엄마들의 충고가 또 머리속에서 뱅글뱅글 도네요. 애들을 보는 기준을 현서한테 맞추지 말고 조금 부족하다 싶은 윤서한테 맞추라고..윤서를 다른 또래 애들하고 비교하면 전혀 부족한게 아닌데 제가 윤서한테 내색은 않지만 자꾸 현서랑 비교하면서 윤서때문에 스트레스를 만드는 것 같다네요. 듣고보면 그런것 같기도 한데 아휴...
남편이 합숙을 들어가있으니 지금 이 답답한 심정을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애들 아빠가 나오는 토요일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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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