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몸이 너무 피곤해서 침대방에 한 20분 정도 누워있었어요. 현서윤서도 엄마 컨디션이 안 좋은지 알았는지 지들끼리 이방저방 다니면서 놀더라구요. 몽롱한 상태로 있으면서 애들이 내는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깜빡 잠이 들었었나봐요. 현서윤서가 조용한 것 같아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얼른 거실로 나와 봤더니.................이게 뭡니까? 현서윤서 나빠요... 거짓말 안 보태고 싱크대와 식탁밑이 온통 물바다였어요. 누워있기 전에 위험한 건 다 치워두고 혹시라도 정수기물로 장난칠까봐 컵도 다 치워뒀는데 지들대로는 놀 궁리를 제대로 했나봐요. 정수기에 붙어있는 물받이통으로 물장난을 한거에요. 현서윤서아빠는 저더러 애들한테 소리지른다고 뭐라 그러지만 애들 키우면서 소리 안 지를 수 있나요? 엄청 열받아서 애들한테 야단을 쳤지요. 평상시에는 야단치면 한놈이 와서 "엄마 참으세요. 에이. 뭐 이런걸 갖고..엄마엄마 진정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뭐라고 뭐라고 종알종알대는데 오늘은 지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챘는지 찍 소리도 않고 가만히 있는거에요. 치울거 생각하니 엄두도 안 나고 그 사이를 못 참고 이렇게 사고를 치나싶어 속도 상하고 이래저래 신경질이 났지요. 걸레를 현서윤서한테 던져주고 한마디만 했지요. "닦아!" 애들이 바닥 닦고 전 흥건해진 걸레 짤아주고.. 다른 사람들이 보면 환상의 청소조라고 했을거에요. 여하튼 한참을 하고 우리 현서 하기 싫은지 뒤로 누워버리는거에요. 무서운 표정 지으면서 "니들이 저질렀으니까 니들이 책임져야지. 얼른 일어나서 바닥 닦아." 마지못해 일어났지만 우리 현서 슬쩍 슬쩍 닦는 시늉만 하고 우리 윤서는 일잘하는 삼돌이마냥 벅벅 바닥 문지르고 엄마는 계속해서 감독하고... 이렇게 물난리를 수습하는데 세수대야로 한통 반이 나오더군요. 사고수습하고 났더니 현서윤서도 피곤한가봐요. 복숭아랑 우유랑 먹고나더니 그대로 뻗어서 낮잠을 즐기고 있네요. 사고칠 때는 요놈의 애물단지들 싶더니 자는 모습 보니 천사가 따로 없구나 싶네요. 아휴...힘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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