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최승호시인이 쓴 말놀이동시집을 사줬어요. 교보갔을 때 너무 재밌다고 사달래서 인터넷주문해서 어제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두 권을 모두 읽어버리더군요. 읽을 때마다 깔깔깔 넘어갑니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동시집을 읽고 있는 윤서.. "고래"라는 시인데 참 재미있습니다. 이런 내용이지요.
고래에게 왜 바다사자를 잡아먹냐고 야단쳤더니 고래가 되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거야
너는 왜 고래고기 먹어 왜 먹어 왜 먹어 왜 먹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거야 나중에는 귀가 먹먹하더군
옆에서 지켜보던 아빠가 윤서도 직접 동시를 지어보면 어떨까라고 말하니 어떻게 짓는지 잘 모르겠답니다. 자상한 아빠, 모범을 보이십니다.
하늘에서 눈이 온다.
눈으로 눈을 본다.
시는 이렇게 짓는거야라며 눈을 주제로 시범을 보였더니 윤서도 그 자리에서 눈을 주제로 막힘없이 줄줄 동시를 읊어댑니다.
눈
구슬치기를 하다가 구슬을 잃어버렸다. 하늘에서 구슬이 떨어진다. 구슬을 잡으니 감쪽같이 없어진다.
아~~~~ 감동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똑같은 "눈"을 표현한건데 어찌 이리 다를까요? 아빠가 참 머쓱했겠지요? 윤서를 재촉했습니다. 이런 시는 기록으로 남겨야된다고.. 공책한권 던져주고 말로 읊었던 시를 글로 남기라고 했지요. 아침밥상은 한켠에 제쳐두고 동시 쓰고 그 동시를 가족들 앞에서 낭송하고.. 행복이란건 이처럼 사소한데서 오는것 같습니다.
ps. 홈피에 글남겨야겠다고 했더니 남편이 자기 시를 빼달랍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윤서의 시를 부각시키려면 남편이 희생해야지요..ㅋㅋ
ps2. 현서는 윤서가 시를 쓴 공책 아래에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