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에게 부정적인 말 또는 지시를 하지 말아야 할까?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부모들은 즉시 "하지마", "그런 행동은 안돼!"와 같은 금지의 말을 내뱉는다. 과연 그런 행동은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까? 물론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효과적인 방법은 되지 못한다.
뇌는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 들일 뿐 그 정보에 반대되는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한다. 즉 반대로 생각하거나 거꾸로 생각하거나 혹은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를 무시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불쾌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면 할 수록 그 생각을 자꾸 나게 마련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 것이 억제인데 그것이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1978년 즈음 미국에서 맥도날드 햄버거에게 큰 타격을 입힌 소문이 나돈다. 그소문은 바로 "맥도날드가 맛있는 이유는 소고기가 아니라 벌레를 으깨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였다. 이때 맥도날드는 어떤 전략을 취했을까? 처음에는 소문에 대하여 적극적인 부정을 하였다. 사장이 나서서 벌레를 으깨서 만든다면 그 많은 벌레를 사육하는데 돈이 더 많이 든다는 말까지 하였다. 그러나 맥도날의 판매량은 계속 감소하였다. 사실을 알고 보니 사람들은 소문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맥도날드만 보면 벌레 생각이 난다는 것이였다. 결국 맥도날드는 다른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지렁이나 벌레가 떠오를 수 있는 햄버거 광고대신 감자튀김과 밀크세이크 광고만 하는 전략을 취했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만약 맥도날드가 벌레가 들어있지 않다는 광고를 계속 했다면 의도했던 것과는 반대로 사람들은 맥도날드 햄버거만 봐도 벌레가 생각날 것이기 때문에 위기로부터 헤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확인하려면 조그만 실험을 해 볼 수 있다. 다음의 지시대로 한 번 해보라. - 지글지글 숯불에서 굽고 있는 소고기 등심의 육즙은 절대 생각해서는 안된다. - 맛있게 비벼진 새콤달콤한 비빔냉면을 기억하지는 마라. - 유리잔에 담겨있는 시원한 청량음료를 절대 떠올려서는 안된다. - 햐얀 머그 컵에 담겨 있는 뜨거운 원두커피는 절대 생각하지마라. - 바삭바삭 튀겨진 맛있는 새우튀김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 치즈가 아주 길게 늘어나는 피자는 생각하지도 마라. - 제대로 청소되어 있지 않은 더러운 화장실을 머리에 떠올리지 마라. - 먹다남은 빵 사이에 있는 반마리의 바퀴벌레는 절대 기억하지 마라
어떤가?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지시된 대로 할 수 있었는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교육적 목적의 시험에서는 가능한 부정형 문제 즉, 잘못된 것을 고르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으려 한다. 학생의 학습에는 옳은 것을 찾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훌륭한 운동코치는 “하지마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그들은 “어떻게 하라"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하지마라는 이야기는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동작 혹은 잘못된 동작을 기억하게 만들어서 선수가 좋은 동작을 하는데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