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2. 8. 17:05

별걸 다 먹는 현서윤서
눈놀이하고 나서 어묵먹고 집에 돌아와 옥수수까지 먹은 현서윤서..
가베활용지로 공부하고 나더니 배가 고팠는지 느닷없이 윤서가 저한테 그럽니다. 

"엄마! 순대 먹고 싶어. 순대 사 주세요."
"엉? 정말? 순대가 먹고 싶어?"
"네. 순대 사갖고 오세요."
"엄마 혼자 갔다 오라구?"
"네."
"현서윤서 둘이서만 집에 있고 엄마만 갔다와도 돼?"
"네. 우린 집에 있을께요."

날도 추운데 혼자 다녀오면 잘 됐다 싶어 나갈려니까 현서가 한마디 하네요.
"엄마! 떡볶이도 사 오세요."
"매운데 너 먹을 수 있어?"
"네, 현서 떡볶이 잘 먹어요."
안 먹으면 내가 먹지 싶어 사 준다고 그랬지요.
엄마 없는 동안 아무도 문 열어주면 안된다고 거듭거듭 당부했더니 윤서가 그럽니다. 

"엄마! 모르는 사람이 와서 딩동딩동 해도 아무 말도 안 할꺼에요. "
평상시에 잡상인이 벨 누르면 인터폰 화면으로 확인하고 제가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조용하랬더니 윤서가 엄마 없는 동안에는 누가 벨 눌러도 대답을 안 하겠다고 엄마를 안심시키네요. 
현관문을 나서는데 윤서 또다시 외칩니다. 

"엄마! 어묵도 먹고 싶어요."
크.. 먹고 싶은 것도 많지...

순대, 떡볶이, 어묵으로  우리 세 식구 저녁 해결했습니다. 
윤서는 정말 순대가 먹고 싶었는지 넙죽 넙죽 잘도 쥐어먹더군요. 소금에 꼭꼭 찍어서.. 매운 떡볶이도 잘 먹을 수 있다고 큰 소리 치던 우리 현서는 두 개 먹고선 매워서 못 먹겠다네요. 엄마만 배 터지도록 자알 먹었지요. 
아무거나 안 가리고 잘 먹어주는 현서윤서가 고맙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네살된 아이가 순대먹고 싶다고 순대사달라고 하는건  왠지 좀 아이 같질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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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결자